12. 그런즉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1 Corinthians 10: 12)
이 구절은 보통은 자신의 믿음이 굳건한 성도들이 무너지게될 것을경고하는 뜻으로
즉 교만함에 대한 경계로서의 의미로 많이 설교하는 구절이다
혹은 고린도전서 10장의 전체 문맥을 고려하여 우상숭배에 대한 자신의 믿음이 확고한 사람들이 교만하지 않도록 권유하는 구절로 여겨진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위 세가지 해석의 경우는 모두 바울의 원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 구절의 NIV 버전은 이 본문을 다음과 같이 번역하였다
“So if you think you are standing firm, be careful that you don’t fall.”
신약 헬라어 원문을 문자 그대로 번역한것은 한글 번역이 더 정확한 것이고, NIV는 이를 약간 의역하여 나름의 견해를 반영한 번역을 한것으로 보인다.
이 본문에서 우리가 사도 바울의 원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단어는 바로 ‘서다’라는 단어와 ‘넘어지다’라는 단어이다.
우리는 보통 고린도전서를 읽을 때 사도 바울이 이 서신서를 쓴 이유가 고린도에 있는 성도들의 교만함에 대한 어느 정도의 책망이라고 알고 있어서 그러한 의도에 비추어 보면 우리가 보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해석은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짐작으로 저자의 의도를 왜곡해서는 안된다.
우선 두 단어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살펴보자
우선 ‘서다’라고 번역된 단어의 헬라어 단어는 ‘ἵστημι -히스테미(histemi)’이고 ‘넘어지다’의 헬라어 단어는 ‘πίπτω-피프토(pipto)’이다. 우리 한글 번역은 이 단어를 문자 그대로 번역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단어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되고 이 단어를 사도 바울이 다른 의도를 가지고 사용했다고 볼 수 있고 그래서 NIV 버전은 ‘서다’를 ‘견고히 서다(stand firm)’이라고 의역하였고 ‘넘어지다’는 두 버전 모두 우리가 익히 유추해낼수 있는 의미를 지닌 채 문자그대로 번역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넘어지다’라는 단어로 번역된 ‘피프토’라는 헬라어가 8절에서도 그대로 사용되는데그곳은 ‘죽었다’라고 번역이 되어있다는 것이다. 또한 7절에 ‘백성이 앉아서 먹고 마시며 일어나서 뛰논다 함과 같으니라’라는 구절에 있는 ‘일어나다’라는 단어의 헬라어 단어는 ‘ἀνίστημι-아니스테미(anistemi)’인데 이 단어는 12절에서 사용된 ‘히스테미’라는 단어가 그 어원이고 둘은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이다. 즉 12절은 앞에서 7~8절에 나오는 출애굽기의 이야기를 반영하는 본문인 것이다. 그래서 ‘일어서다’란 말은 우상숭배에 참여하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고, ‘넘어지다’란 말은 ‘죽다, 멸망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유태인들이 자신들을 이방인과구별 지어주는 것으로 여긴세 가지표지는 ‘할례’, ‘안식일’, ‘음식 결례’였고,그중 안식일과음식 결례를가지고 바리새인들이 예수님께 자주 시비를 걸었던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더 이상 이러한 것들이 주님의 백성의 표지가 되지 않고 오직 믿음만이 그러한 표지가 됨을 여러 서신서에서 (고린도 전서에서도 아주 자주) 강조하였고, 고린도전서와 로마서에서음식 결례에대해서 지적한바 있다.믿음이 강한 자들에게는 우상숭배에 바쳐진 후 시장에서 파는 고기가 어떠한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방인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 또한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야고보가 보낸 사람들이 오자 이방인과 거리를 둔 일로 베드로를 책망하기 까지 하였다.
그러나 이방인들의 우상숭배의 자리에 함께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그것은단순히 ‘먹고, 마시는’ 문제가 아니라 ‘일어나서 뛰노는’ 적극적인 우상숭배의 행위였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12장에서 1절에서 22절까지 일관적으로 같은 주제를 놓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12절은 ‘자신의 믿음이 강하다고 혹은 우상숭배에 대한 지식이 있다고 교만하는 자들에게 교만하지 않도록 하라’는 권유가 아니라 ‘자신이 우상숭배를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면 멸망하지 않도록 하라’는 경고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읽어나가면 13절 또한 자주 사도의 원래 의도와는 상관없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알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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